night
고양이, 쥐, 개
지삼이
2016. 12. 6. 12:47
'살려주세요, 꺼내주세요.'
설거지를 하던 중 물줄기 사이로 들려오던 작은 목소리. 소리의 근원을 찾아보니 창문 틀에 작은 고양이가 끼어있었다. 태어난 지 1,2주도 채 안돼보이는 작은 고양이. 왜 거기 있어? 아니 왜 내가 니 말을 알아들어? 가끔 그러더라구요.
창문을 살짝 열고 고양이를 빼낸 후 방으로 가서 조심스레 문을 닫고 침대 위에 고양이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펑,
윤경이가 나타났다. 너 뭐야? 저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어요. 뭐가 진짠데? 모르겠어요. 길고양이예요. 그럼 어디서 자? 물탱크 위에서 자요. 우리집 물탱크? 아니 여기 저기요. 친구들 데리고 와도 돼요? 너무 추워서 힘들어해요. 그래 데려와.
방 창문을 열자 쥐가 쪼르르 들어오고 이어 개 한마리가 점프를 해서 방으로 들어왔다. 순간 걱정되는 건 부모님이 못 키우게 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아 벌써 정들었어 어쩌지 하는 마음. 개와 쥐도 펑, 하고 변신했다. 개는 준영이 쥐는 은혜.
조용히 있어야돼 엄마가 너네 보면 기겁할거야. 동물로 변해서 가만히 이불 속에 있어. 하고 문을 탁, 닫자마자 우당탕탕 사람으로 변한 셋이 서로 뒤엉켜 노는 소리.
'친구 데려왔어?'
'아니,'
가만히 있으랬잖아. 미안해요. 그냥 애들이었다. 어쩌지 이 친구들 같이 지내야만 할 거 같다. 그런데 몇 분 같이 있지도 않았는데 내가 이렇게 정 들어도 되는건가? 나는 왜 이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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