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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9 너무 간 감독과 사랑에 빠진 배우들

지삼이 2017. 3. 9. 08:00

오래된 성에서 영화촬영중이다.

여자배우는 시각장애인이다. 극 중 역할도 시각장애인이다. 지금 촬영은 남자가 고성에 혼자 남은 여자를 찾아 함께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 씬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성이 오래 되고 위험한 곳이라는 것. 감독은 현실감을 극대화시키겠다며 여자에게 이 곳이 어디인지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지 하나도 설명하지 않았다.

여자는 잔뜩 긴장한 채로 서있고 그 뒤로 남자가 원형 계단을 천천히 내려온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계단 한가운데 뚫린 원형 기둥 속으로 빠져 죽을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며 내려온다. 감독은 여기서도 상황을 위하겠다며 계단에 기름칠을 해 놓았고 남자는 몇번이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도 여자에게 무사히 다가간 남자. 귀에 대고 '저 왔어요' 라고 귓속말을 한다. 안그래도 어떤 상황일지 몰라 떨던 여자는 귀마저 예민한 탓에 너무 놀라 남자를 밀친다. 남자는 밀려 뒷걸음질치다가 원형 낭떠러지로 떨어질뻔하고 계단 난간을 겨우 붙잡는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고있다. 여자가 자신때문에 죄책감을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 남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렇게 버티다가 결국 힘에 부쳐 떨어지고 만다.

그렇게 남자는 죽었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여자는 오열한다. 영화는 성공하고 죽은 남자는 왜인지 살아돌아와 여자와 실제 연인이 된다.


여기까지 꿈을 꾸고 깼다. 이 꿈이 사라지기 전에 적어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침대를 벗어나 핸드폰을 가져온다는 것이 너무 귀찮아서 고민하다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술자리. 꿈이야기를 다 털어놓고, '아 이만하면 안까먹겠다.' 라며

진짜 꿈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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