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오늘의 생각
지삼이
2017. 11. 30. 14:52
일을 떠나니 일 뒤로 미뤄놓았던 생각이 밀려온다. 이 생각 저 생각이 서로 교차하고 부딪치고 자기들끼리 싸운다. 오늘 통가리로국립공원을 가로지르며 역시나 생각들의 늪에 빠져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실마리 하나가 띵.
요즘 친한 동생 하나가 자꾸 선을 넘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차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렇게 잘 지냈는데 지금 이야기 하면 좀 웃기지 않나? 그런데 얜 자꾸 선을 넘네, 요즘 조금 더 심해지네, 이러다 친구 정리하지 싶네, 이러던 차였다. 좋아하는 친구인데 어느 순간 내가 너무 못견디겠다 싶으면 그럴 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순간들이었다.
이제는 2년이 된 그 언니와의 끊겨진 관계가 갑자기 떠올랐다. 와, 그랬네, 그사람도 그랬네. 서로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준 채로 친해져버린 관계에서 내가 자꾸 선을 넘는다는 생각을 했을 거다. 생각해보면 언니가 티를 안 낸건 아니었다. 워낙 급작스럽고 얕았지만 그래도 이해못할 건 없다, 이제는. 이해를 전혀 못할 그녀의 행동이 갑자기 이해가 되어버렸다. 노력한 건 아니다. 양상과 양태는 다를지라도 큰 틀에서 보면 같다. 감정의 간극이 워낙 짧은 분이시니 아마 그 안에서 나에게 말을 할까 말까, 이런 고민을 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다시 나의 바운더리로 끌고 오고 싶은 것은 아니다만, 미워하지는 않게 될 거 같다. 또 하나의 벽이 허물어지는 경험이었다.
모든 영광은 뉴질랜드 대자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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