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20180116 기사 없는 버스

지삼이 2018. 1. 16. 08:14



꿈에서의 일이다.
미아동에 농사지을때 ‘농’ 이라는 한자를 타이틀로 건 행사를 홍보하는 일을 하는 중이었다. 현수막을 길가에 걸고 버스를 타야 하는데 현수막 설치가 끝나기도 전에 버스가 왔다. 동행인은 버스를 잡고 있겠다며 먼저 탔고 나는 마음이 바빠져서 한쪽을 마저 묶으려는데 길이가 애매해서 안묶였다. 그때 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가 내려 도와주셨고 나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기사님이 못탔다.

버스는 슬슬 출발하고 있었고 기사님은 같이 슬슬 달리면서 버스를 타려는데 버스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결국 기사님을 버려둔 채 달리기 시작했다. 버스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운전 할 수 있는 사람 빨리 운전대 잡아요! 당신도 할 수 있잖아! 서로에게 일을 미루며 버스는 점점 빨라졌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겁에 질려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운전대를 잡지도 못한 채 누군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위선적인 내 모습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비웃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천천히 운전석으로 향했다. 그 분도 겁에 질린 건 마찬가지였다. 버스가 대로의 정 중앙으로 꺾고 있었기 때문에 큰 사고가 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밖의 차들은 이 버스에 기사가 없는 걸 몰랐다. 사람들은 아저씨한테 빨리 가서 운전대를 잡으라고 소리쳤다. 나도 속으로 빨리좀 가 이 느림보야 라고 되뇌었다.

그러는 와중 핸들이 스스로 돌아 직진으로 바뀌더니 건물 앞 전봇대를 박고 멈추었다. 양 옆은 언제든 다른 차에게 받힐 수 있다고 생각한 승객들이 모두 앞쪽에 있어서 들이받은 전봇대에 많이들 다쳤다. 그리고 서둘러 밖으로 나와 다른 버스를 탔다. 사람들이 많이 바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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