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좋아서 걷는 순례.
지삼이
2015. 5. 26. 13:08
녹색순례가 끝이 났다.
원없이 걷고 충분히 잤다.
길가에 핀 꽃에 감탄하고, 또랑에 빠진 뱀을 숲으로 옮겨주고, 또 몇 걸음을 못가서 로드킬 당한 담비를 애도하고, 아카시아꽃을 따먹고, 풀피리를 불고, 아무대나 털썩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고, 내친김에 낮잠도 자느라 녹색순례단의 걸음은 자꾸만 늦춰졌다.
평소 우리는 성격도, 일하는 스타일도, 활동분야도, 너무나 다르다. 개인적인데다가 자기 주관은 어찌나 뚜렷한지 뭐 하나 결정 하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우리들이 녹색이라는 정서로 함께 걸을 수 있는 이런 시간이 너무나 귀하고 소중하다. 내 옆에 이 길을 함께 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안도하게 되고 또 한참을 걸어갈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이렇게 계속 다양했으면 좋겠다. 모두모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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