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면서 나는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는 일에서도 졸업했다. 이아고처럼 간교하게, 단 하루 사랑하더라도 온몸을 불태우는 사랑보다는 미지근하더라도 평생 이어지는 사랑이 더 낫다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 그건 자기의 환각을 사랑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진짜 사랑한다면 '나의 너' 와 사랑에 빠질 게 아니라 '진짜 너' 와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그건 조금 덜 사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건 어렵다. 정말 어렵다.
김연수
<세상에서 해내기 제일 어려운 일에 대해서>
반응형
'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몇 번의 황혼, 몇 번의 아침, 몇 번의 만남 (0) | 2020.03.22 |
---|---|
개체의 숙명적 한계 (0) | 2017.04.07 |
The end is nigh, it's coming. (0) | 2016.11.09 |
팽이 (0) | 2016.10.31 |
삶의 자세 _ 킬리언 조르넷 (0) | 201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