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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황혼, 몇 번의 아침, 몇 번의 만남

인생을 좀 살아보니까 50년이면 50과 365를 곱한 시간의 길이를 살아온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몇 번의 황혼, 몇 번의 아침, 몇 번의 만남, 이런 것들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그리고 너무 오래 살아 기억이 다 안 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기억력 문제가 아닌 거예요. 기억력 문제라면 이십년 전, 삼십년 전 할머니의 손길 같은 것이 기억 날 리가 없죠. 그냥 다른 기억들이 필요 없었던 거예요. 달리 말하면 몇 개의 날이 그 사람의 삶을 결정해도 될 만큼 아름다웠다는 뜻인 거죠. (...) 그 몇 개의 사실과 몇 개의 순간들이 결국 내 인생을 결정하는 거예요. 내일 모레 육십인데 이제 확실히 알았어요. 제겐 앞으로 20년의 생이 남은 게 아니에요. 단지 몇 번의 아침을 맞을 거예요. 몇 번의..

and 2020.03.22

개체의 숙명적 한계

​ 목숨을 걸고 서로 사랑하는 인간관계를 생각해봅시다. 진실로 목마름이 없을까요?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외로워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것은 개체가 지닌 숙명적 한계 때문입니다. 어느 누가 완벽하게 그 대상을 알았다 할 수 있겠습니까. 개체는 또 정지상태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시각각 운동하며 변하는 것입니다. 결국 알았다 하는 것은 근사치에 불과한 것이며 환상이거나 오해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나의 개념과 보편성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영원히 아는 것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늙음과 죽음과 이별을 선택한 일도 없는데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박경리 강의노트

and 2017.04.07

세상에서 해내기 제일 어려운 일에 대해서

대학을 졸업하면서 나는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는 일에서도 졸업했다. 이아고처럼 간교하게, 단 하루 사랑하더라도 온몸을 불태우는 사랑보다는 미지근하더라도 평생 이어지는 사랑이 더 낫다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 그건 자기의 환각을 사랑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진짜 사랑한다면 '나의 너' 와 사랑에 빠질 게 아니라 '진짜 너' 와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그건 조금 덜 사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건 어렵다. 정말 어렵다.김연수

and 2017.03.14

삶의 자세 _ 킬리언 조르넷

중요한 것은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거예요. 어떤 일을 하면서 “불행”을 느끼면서 계속 한다면 어리석은 일이죠.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단지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거나 순간의 재미를 좇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에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해요. 물론 힘들 수도 있고, 고통이 따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바로 그 과정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되거든요. 전문 : https://www.redbulletin.com/kr/ko/seupoceu/kilrieon-joreunes-sanag-dalrigi

and 201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