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급한 부탁을 받았다.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연주자 몇 명이 사정으로 불참하게 되어 내가 필요하다는 것. 어디서 연락처를 넘겨받았나 했더니 몇 년 전 함께 하던 체부동오케스트라를 통해 구했단다. 아이고 저는 클라리넷 전공자가 아닙니다, 연주도 사람들 앞에서 보여줄 만큼이 아니에요, 취미로 하는 거고, 그것도 안 한지 몇 년 됐어요, 그때도 소리도 못 내는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거라서 칭찬받았던 거지 정말 어휴 전 아닙니다, 참 열심히도 거부했다. 못해도 괜찮으니 한 번만 도와달란다. 못해도 괜찮다고? 이 말에 용기가 생겨 참가하게 된다. 주변에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 두 명만 더 구해달라길래 플루트를 가지고만 있는 A와 꿈속 악기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B를 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