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내 방 장롱 뒤에 공간이 있다. 넓지는 않지만 있다. 숨바꼭질을 한다면 너무나 넓은 공간이고 어둡기에 술래는 무조건 들러야만 하는 곳. 카포에라 선생님 마스코치가 워크숍을 위해 한국에 왔는데 주변의 숙소가 모두 가득 차 곤란한 상황이었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두 분이 외부인을 집에 들이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 비밀리에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면 내 방 장롱 뒤 공간에서 머물러도 좋다고 제안했다. 그렇게 언제 나갔다가 언제 들어오는지 모를 그의 우리 집 살이가 시작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장농 뒤를 들여다보았는데 (눈치 보지 않고 지내게 하기 위해 일부러 그쪽을 안 보고 지내던 날들이었다) 아예 다른 외국인이 있는 것. 속옷차림으로 샤워를 하러 화장실을 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