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endalough, Ireland
자연풍광이 아름답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라 아일랜드지만, 그 중에서도 몇 몇 비경이 있다. 그 곳들은 Day Tour Service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 비싸지 않은 돈을 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곳 저 곳을 다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단체로 가는 관광도 이런 모습이겠지 싶다. (안가봐서)
더블린에 살던 시절 정말 술만 마시고 아일랜드 국내 여행을 제대로 해보지 않은 탓에 5년 전 다시 아일랜드를 찾았었었고, 결국 그때도 시내에서 술만 마신채..
이번에는 꼭 외곽을 나가보리라! 마음 먹었었지만 그래도 내 발목을 잡는 건 매일매일 벌어질 친구들과의 폭음.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보고 싶었던 나는 자연스레 투어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돌렸고, 호스텔에 묵었던 덕분에 (프로그램 찌라시가 수십가지가 있었으니까!!) 너무나 이쁜 Glendalough을 가볼 수 있었다. 두시간을 달려서 Kilkenny에 가고, 두시간을 주고 밥과 동네투어를 알아서 하고, 또 두시간을 달려서 wicklow mountain 에 갔고, 또 달려서 글렌달록까지 가는 모든 길 위에서 가이드는 쉴 새 없이 떠들었으며 유용한 지식이 많았지만 어디에 유용한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저 곳을 간지 3주가 넘어가는데도. 버스 이동시간도 꽤 길었는데, 드디어 Glendalough에 도착했고, 우리에겐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1시간여동안 산책을 하고 돌아오라고 했지.
그래서 걸었다. 맨 끝에는 호수가 있는데, 호수가 또 그렇게 이쁘다고 하니 호수까지 천천히 걸었다. 호수까지 가는데 30분. 그말은 돌아가는데도 30분. 이 좋은 풍경을 언제 또 볼지 모르는데 가만히 앉아서 풍경을 감상하고 글 몇 자 끄적일 시간도 나에겐 없었다! 뭐지? 뭐지! 이거 우리나라만의 감성 아니었어?
투어프로그램은 진짜 악의축이다 괜히왔어 삼겹살집와서 3인분시키고 한점먹고 돌아가는기분이얔ㅋㅋㅋㅋ짜증낰ㅋㅋㅋ
그러다보니 다른 날들과는 다르게 셔터를 열심히 누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음에 담을 수 없다면 필름에라도 담자, 라는 마음가짐이었나보다. 여러모로 찝찝하다. 돌아가는 길에 한 아저씨가 땀을 뻘뻘흘리면서 전력질주 하는 것을 보았다. 그걸 보고 웃었는데 옆에 걷던 친구가 같이 웃는다. 그러면서 말을 건다.
"Tour program, huh?"
"Yeah, he must be too busy to get there on time."
이렇게 말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독일에서왔고 출장왔고, 좋아하는곳이라서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왔고, 밤에 비행기를 다시 타야하고, 그러니 더블린 같이 돌아가서 맥주나 한잔 하며 놀자,까지. 아 진짜 투어프로그램은 악의축이닼ㅋㅋ어게인..
아주 미안하지만 나도 그러고싶지만 나 또한 투어프로그램으로 왔고, 나도 늦었다고 외치며 뛰었더랬다. 바이바이 재스퍼. 바이바이 투어프로그램 너는 진짜 다시는...
날씨 하나는 끝내줬지.
효율성의 함정에 빠져버린 그날 하루는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여러 친구들과의 폭음으로 훈훈하게 해피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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