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실로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었다. 꽤 맛있는 집이었다. 삼겹살은 생살을 구워먹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걸 '맛있는 집'이었다고 할 수 있으려나. 항상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괜찮은 놈들을 모아놓은 곳이기 때문에 '맛있는 집'의 칭호를 붙이기로 한다. 고마워 돼지들아.
충무로의 그 집. 제주도에서부터 올라온 돼지를 구워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날이 선선했기에 친구와 나는 밖에 자리잡았다. 새로 산 옷에 훈제향이 좀 덜 남을 곳이었다.
이 느낌이 너무 좋다. 더워지기전에 다시 한번 찾기로 했다.
그리하야 친구와 나는 삼겹살과 소주를 먹기 시작했는데, 젓갈로 만든 양념장이 묘하게 어우러져서 삼겹살의 기름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 바람에 아주 정말 알차게 잘 먹었다. 소주도 사이좋게 한병씩 뚝 딱.
나이가 먹을수록 체력이 훅 훅 떨어지는걸 체감한다. 다음날 일을 할 때는 소주 1병 반까지, 혹은 소주 1병에 맥주 1잔. 다음날 오후에 일이 있을 경우엔 소주 2병까지. 그리고 다음날을 날려버려도 될 경우에만 그 이상을 마신다. 예전에 언니들이 그랬지. '냅둬, 쟤도 서른 넘어가면 알아서 조절 할거야, 몸이 시키니까.'
맞아요 언니들.
암튼, 기분좋게 삼겹살과 소주를 박살내고 집에 와서 잠을 잤는데 새벽에 묘한 냄새가 나서 잠을 깼다. 와 씨 내 방구 냄새 와 씨. 삼겹살과 소주의 조합에서 나오는 방구냄새를 오랜만에 맡았다. 와 씨. 장이 놀랬는지 쉼없이 방구를 내어보낸다. 잠을 잘 수가 없다. 이거 진짜 해장똥을 사무실에서 하는건 이건 권고사직감이다 싶었다. 그래서 해결하고 출근 완료.
오늘의 방구와 똥은 삼겹살+소주향이었고 오랜만에 맡게 되어 되게 반가워서 출근 후 동료들에게 삼겹소주방구 이야기를 했는데 공감을 안해준다. 모르는걸까, 모르는척하는걸까, 내가 싫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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