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봄의 연두색을 좋아했다. 봄 잎파리의 여린 느낌이 좋았다.
20대가 되며 여름의 초록이 좋았다. 매미 소리도 좋았고 초록이 주는 강렬함이 멋있었다.
30대가 되니 가을빛이 참 좋다. 어릴 때는 울긋불긋한 산을 보면 김치부침개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토사물같기도 하고, 느낌이 참 별로였는데.
요즘 출근길은 청와대-삼청동-통일부-와룡공원-북정마을 코스로 하고 있다. 빨리 걸으면 50분정도 걸리는 길이지만 천천히 걸으면 한시간 반 가량 걸려 사무실에 도착한다. 계절의 순간을 만끽하지 않는 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정말 황홀해져서 천천히 걷게 된다.
고맙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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