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20200308 핀란드식 수학공부법

지삼이 2020. 3. 8. 12:14

어느이유인지 대학생인 상황에서 수학 과외를 받고 있다. 중고등학교때부터 수학을 제대로 이해 하지 못하고 진도를 나가고 전혀 모르는 것에 대해 시험을 보고 그 채로 수능까지 보게 됐던 상황에 대한 공포가 아직도 극복이 되지 않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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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중 선생이 잠시 집에 다녀와야 된다며 10분만 쉬자고 한다. 나는 뭐 그러시라고, 덕분에 쉬겠네- 하면서 흔쾌히 선생을 보낸다. 30분이 지나도록 선생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야 공부 안하니 좋지 ㅋㅋ 하며 그냥 저냥 기다리다가 소변이 급해 화장실로 간다.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내옆에 친구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흐의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요즘 유행하는 키트를 사용하는 거 같다. <고흐의 방> 그림이다. 원래 그림 프린트된 것이 아래 깔리고 그위에 얇게 코팅이 되어있고 그위로 까만색이 덮혀있다. 키트를 구입한 사람은 되의 그림을 상상하며 검정을 벗겨내는 것이 과정이었는데, 선을 똑바로 긋기 위해서는 실을 사용한다.

내가 소변을 보는 내내 친구는 옆에서 키트를 활용하여 고흐 그림을 만나고 있다. 순간, 전화가 온다. 선생님 언제 와요, 아 죄송해요 이제 갈게요 (또래다), 오셔도 10분밖에 안남을 텐데 그래도 오시나요? 가야죠 가야죠 사실 제가 하는 핀란드식 수학교육법이 핀란드 내에서도 12, 14, 18세때는 방학 수업이 없어요 아시죠, 네네 학교를 진학할 때는 쉰다고, 제 학생들이 그 나이가 많거든요 그래서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흐흑....

운다, 소변줄기는 끊이지 않고 나도 괜히 울컥해져서 같이 운다. 감사하게도 다 수업을 지속해주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잘됐네요 잘됐어요.
전화를 끊고 소변을 봐도 봐도 잔뇨감이 있는게 큰일 났네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다.

바로 화장실 가서 소변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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