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20210919

지삼이 2021. 9. 19. 09:34

 

1. 선물로 알리오 올리오 밀키트를 받았다. 사무실에 가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꺼내보니 양이 꽤 많다. 절반만 데우고 나머지는 다시 포장해둔다. 먹는 와중에 옆의 동료가 일 끝나고 한 잔 하자며 제안한다. 가고 싶다는 곳은 이탈리안 비스트로. 둘이만 가길 원하는 걸 보니 저녁 양이 많아질 것 같다. 먹던 파스타도 양이 많은데.. 살짝 고민하다가 먹던 파스타는 그만 먹기로 하고 포장하기로 한다. 잠시 화면이 전환되어 저녁을 요청한 동료가 아닌 다른 동료가 보인다. 그릇의 파스타가 여전히 많아 그에게 준다. 맛있게 한 입 먹는다. 그릇을 들고 자리로 돌아와 보니 포장되어있던 파스타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함께 익혔다가 포장하려고 그릇에 다 쏟아부은 것인데, 그걸 까먹고 그릇의 파스타가 여전히 양이 많으니 동료에게 나누어 준 것이다. 포장하기엔 너무 적은 양이되었다. 그냥 점심에 다 소진하기로 한다. 

 

2. 영국으로 살러 간 지인이 한국에 잠깐 왔다. 시간을 보내며 그 곳 이야기를 한다. 유럽에서 지내는 이야기는 항상 부럽고 설렌다. 장면이 바뀌어 런던 시내. 우울증이 와서 집안으로 들어간 한 친했던 동생과 함께다. 일을 그만둔 후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고 프리랜서 일도 점점 끊기게 되어 2년 전쯤부터 만남을 피하던 친구다. 굉장히 날씬해졌고,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런던에 와있다. 나의 런던 일정은 1박 2일, 그는 더 오래 인듯하다. 날씬해졌구나, 고생 많았다, 난 하룻밤 자면 가야 되는데 벌써부터 조급하다, 등의 말을 전하며 다급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향한다. 

한 성당.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온통 빨간색과 흰색, 트리가 가득하고 사람들은 신이 났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전세계를 지배하지만 런던 사람들은 태평하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듯 마스크를 벗고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떤다. 저쪽에 영국에서 지내는 지인이 있다. 언제 한국에서 다시 런던으로 왔는지 친구들과 신나게 대화중이다. 내일이면 다시 한국에 가야 한다. 핸드폰에라도 담고 싶어 사진 기능을 켠다. 광각렌즈 기능을 켜니 성당을 중심으로 밤 분위기가 환상이다. 셔터를 누르고 잠깐 기다려야 되는데 기다리는 도중에 좋은 찰나가 지나가서 사진에 잘 안 담긴다. 말을 탄 경찰이 지나간 달지, 하는 것들 말이다. 

 

3. 어느 집. 수어공부를 하는 사람들과 워크숍을 간 듯하다. 잘 알고 지내는 사람도 있고 대충 아는 사람도 있다. 교육원 사람들인 듯. 몇 명이 모여 새로 눈에 들어온 단어를 공유한다. 썸타다라는 뜻의 단어인듯한데 조금 애매하다. 선생님이 오셨고, 두 사람이 선생님 보세요 하더니 단어 설명을 시작한다. 단어 주변으로 맥락을 정해서 2~3 문장만 말하면 될 것을, 한 친구는 방 저편에 몸을 꼬며 웃고 있고 또 다른 한 명이 다가갈까 말까 난리다. 웃기긴 한데 단어 설명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지. 서론이 너무 길다며 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한 마디씩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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