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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의 작은 참새를 기억해야지.

토요일 오전 11:30. 점심시간을 앞둔 시간 북인사마당. 작은 참새를 만났다. 바람에 날개가 날리는 것인지 연신 날개가 떨리던. 아주 어린 참새로 보였다. 어디에 부딪힌걸까. 지나가는 사람들은 갈 곳만 생각한다. 참새는 편의점 앞에 누워있었고 사람들은 굉장한 속도로 걸었다. 사람들이 새를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십여분간 사람들을 저지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참새를 들어올릴 용기를 내지 못했다. 바보.. 어린 두 친구와 아이들의 엄마가 새를 보고 다가왔다. 우리 모두 참새를 만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15세가량의 친구가 와서 참새를 들어올렸다. 대전에서 서울구경을 왔다고 한다. 눈이 반쯤 감겨있었지만 숨이 붙어있었다. 아, 차가운 돌바닥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동물병원과 동물단체에 전화를 걸며 차가..

day 2013.08.18

20130623 눈동자, 강아지, 물소, 호수

물론 꿈 강아지 한마리가 내 방을 돌아다니는게 윗 천장에 달린 등 유리로 비친다. 처음엔 놀라서 그냥 지켜보는데, 보다보니 귀엽다. 자리에서 일어나 강아지를 가지고 침대로 다시. 눈이 굉장히 선하다. 현재는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불법인 시대. 거리의 개는 발견즉시 사살이다. 나갈일이있어서 침대 이불속에 잘 넣어놓고 나갔다왔는데 사람이 누워있다. 근데 눈이 그대로다. 무슨 음모에의해 강아지로 되어있었던 것. 가끔 이렇게 사람이 되기도 한단다. 그런데 침대에 소변을 지려놓았다. 나는 이런식이면 곤란하다, 마침 사람으로 돌아왔으니 갈길 가시라. 면서 창문을 열어 그녀를 보낸다. 옥탑마당으로 나가자마자 훅 날아온 1인용 순찰차. 바로 그녀에게 주사를 맞추고 그녀는 죽는다. 나에게도 주사를놓으려고 해 일단 창문을..

night 2013.06.23

20120213 한달간 머물었던 하룻밤

2시에 겨우 잠들었는데, 꿈을 꾸었다. 굉장한 꿈이었다. 한달간 머물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정말 한달이었다. 나는 지금 일어난 시점에서 이게 하룻밤의 꿈(그것도 몇시간)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다. 감동의 대서사시도 있었고, 대부분은 기억이 안나지만 놀라운 광경도 있었다. 그중 하나는 집 앞 쌍둥이 빌딩(이건 존재) 정원을 나무로 조성해놓은 광경이었다. 쌍둥이빌딩의 꼭대기를 향해 나무가 솟구쳐올라가는 모습을 형상화해놓은것이었다. 그래서 나무를 40도 정도 기울여놓고 꽁꽁 동여맸다. 딱 보기에도 몇십년은 된 나무인데 어디서 뿌리째 가져와서는 꽁꽁 동여맸다. 어짜피 나무는 그 줄을 끊어버리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을 것이다. 왜 이런 오만한 짓을 인간은 하는걸까.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바뀐 화면, 나는 '..

night 2012.10.07

20120611 - 닥터피쉬와 참치

카페에 갔다. 가운데에 얕은 연못이 있고, 어젯밤 청계천에서 보았던 치어들이 많이 있다. 물이 더러운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카페 주인은 '그게 닥터피쉬니 발을 담가보라'며 권유했고 나는 꺼림칙 했지만 그래도 시키는 대로 했다. 발을 담그자, 내 발로 치어들이 달려들었다. 간지럽기도 하고 따갑기도 하고.. 한참을 그러고 있으니 시원하기도 하여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때, 저멀리서 큰 물고기가 보였다. 점점 가까이 와서 깜짝 놀라 발을 뺐다. 거대한 참치가 내 발을 먹으려고 빠른속도로 헤엄쳐오더니, 나를 향해 뛰어올랐다. 무섭고 놀라 뒷걸음질쳤다. 내 키만큼 뛰어올랐다. 눈이 빨갰다. 그리고 표정이 무서웠다. 다시 보니 치어들이 참치의 새끼였다. 공포가 몰려와 다른 방으로 피해서 가만히 서서 진정하려..

night 2012.06.11

거대한 자본 시스템 속의 축제 -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어제의 페스티벌은 근육없이 살만 찌운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정리를 좀 해놓으려고.. 헤비헤비한 드럼비트가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해가 지기 전까지 한산했던 덕분에 돗자리 펴놓고 흐드러지게 쉴 수 있었고, 오랜만에 야외로 소풍나온 느낌도 가질 수 있었고, 신나게 춤을 추다 온것도 맞긴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어 조금 남겨놓기로 함. 1. 티켓확인을 하지 않고 카메라로 신분증 사진을 찍었다 : 이건 인권침해의 소지가 다분한데, 웃긴건 스텝 개인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입장객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공식카메라로 찍으면 또 몰라. 몇몇 스텝 개인폰 안에, 지금 수백 수천, 수만명의 신분증 사진이 들어있을테다.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고 싶은데 어디로 하면 좋지? 2. 나는 초대권이라 ..

day 2012.05.29

20120523 메리포핀스인걸까

하늘을 날았다. 1단 우산을 펴고 우산살의 양 끝을 꽉 잡은 후 바람을 탄다. 바람에 몸이 흔들릴 때 바람에 몸을 맡긴 후 발을 떼면 작은 원을 그리며 한 바퀴 작은 비행에 성공한다. 그 후 더 큰 원에 도전한다. 성공하면 이제 비행을 나설 때다. 정말 높이 솟아올랐다. 운동장을 지나 벤치까지 가서 착지. 우산을 어찌나 꽉 잡았던지, 우산 살에 손톱 자국이 나있었다

night 201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