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성에서 영화촬영중이다. 여자배우는 시각장애인이다. 극 중 역할도 시각장애인이다. 지금 촬영은 남자가 고성에 혼자 남은 여자를 찾아 함께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 씬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성이 오래 되고 위험한 곳이라는 것. 감독은 현실감을 극대화시키겠다며 여자에게 이 곳이 어디인지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지 하나도 설명하지 않았다. 여자는 잔뜩 긴장한 채로 서있고 그 뒤로 남자가 원형 계단을 천천히 내려온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계단 한가운데 뚫린 원형 기둥 속으로 빠져 죽을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며 내려온다. 감독은 여기서도 상황을 위하겠다며 계단에 기름칠을 해 놓았고 남자는 몇번이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도 여자에게 무사히 다가간 남자. 귀에 대고 '저 왔어요' 라고 귓속말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