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집만 짓다가 가버렸다. 아직 올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나중에 와야 할 때 오겠지, 생각 한다. 수술을 받고 예정에 없던 휴직을 한 달동안 하게 되었다. 임신때보다 몸이 훨씬 가볍고 나아졌지만 외출은 삼가야 해서 집 안에서 머리만 활성화 시키고 있다. 마음이 점점 맑아지고 있다. 창문이 커서 다행이다. 경험이 많아지고, 경험에 따른 감정도 배워가는 중이다. 살아오면서 겪지 않았던 일들이 드문 드문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를 함께 할 짝이 생겼고 분명 남이었다가 가장 가까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공동체가 되었다. 또 태어나면서부터 옆에 있던 형제의 죽음은.. 상대와의 추억은 인연이 끝이 날 때 그제야 생명을 얻는다. 30여년간 곱씹어 본 적 없는 그와의 추억이 떠올라 여전히 울컥한다. 때와 장소를..